꽃이여 내사랑이여

 

한겨울엔  봄노래를 흥얼대며 다녔다

산 너머 남촌에는, 봄처녀, 보리밭 같은

정월대보름이 지나면서 마음은 설레었다

숨어있는 꽃눈처럼

화분에 물과 비료를 나위 주고

여의도 샛강 둔치며 연대 동문에서 남문으로 이어지는 언덕길 양지바른 곳

일산 시내에서 멀지 않은 서북쪽 하나로마트 옆 생태공원 작은 꽃밭

만리동 언덕 삼거리 벚나무를

기웃거렸다

 

꽃이여 내 사랑이여

영춘화 목련꽃 개나리 진달래 민들레 산수유 할미꽃

너희는 긴긴 동지섵달을 허위허위 넘어

색동저고리 입고 연지곤지 어여쁜 얼굴로

풋풋한 봄바람을 타고와

똑똑 내 창문을 살포시 두드렸다

알싸한 자스민 향기가 새벽안개처럼 방안에 자욱이 드러워졌다

꽃들은 오색영롱한 빛이 되어

해로 달로 별로 피어났다

 

꽃이 이뻐 내가 이뻐

자기 후후후

젊은 연인들이 꽃그늘을 지나며 속삭였다

엄마! 꽃송이가 많아서 가지가 부러질 것 같애

꽃송이 하나 여기 있네

엄마는 고사리 아기 손을 잡는다

신의 축복이며 은총이지 않고서는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꽃무리를 황홀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꽃이여 나의 등불이여

나는 파도 속에 있었다

나는 비바람 속에 있었다

나는 눈보라 속에 있었다

나는 칠흑 속에 있었다

 

꽃이여 그리움이여

그 옛날 옛날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지

창수 천규 기영이 경찬이

우린 들 판을 내달리고 물장구치며

동산에서 산새알을 찾아다녔어

아! 나의 연인들

옥이 순이 리리

그리고 어머님! 어머님!

 

꽃이여 내사랑이여

지난 밤 봄비에 꽃잎이 지다니

지는 꽃잎 한 잎 한 잎을 가슴에 묻는다

 

꽃이여 내 사랑이여

 

2015년 4월 20일  아침 시대프라자 내방에서